쉽게 배우는 옥내림낚시 3 뜬 바늘의 허구와 최적의 목줄 길이쉽게 배우는 옥내림낚시 3 뜬 바늘의 허구와 최적의 목줄 길이
Posted at 2017. 5. 5. 00:15 | Posted in 낚시기법,낚시채비제3장 옥내림의 실제
뜬 바늘의 허구와 최적의 목줄 길이
허만갑 기자
옥내림낚시가 돌풍을 일으키자 낚시인들은 “도대체 옥내림에 무슨 비밀이 있기에 이렇게 붕어가 잘 낚이나”하고 다들 원인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물찌를 써서 잘 낚인다’ ‘채비와 찌맞춤이 예민해서 잘 낚인다’ ‘미끼와 바늘이 작아서 잘 낚인다’ 등등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동조한 해석이 “옥내림은 짧은 목줄의 바늘이 바닥에서 살짝 뜨기 때문에 잘 낚인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옥내림 1세대에 속하는 오태작 대표 김정길씨가 밀양 덕곡지 등에서 5짜 붕어를 한꺼번에 3마리씩 낚으며 일약 스타로 떴을 때 “내가 낚은 5짜 붕어들은 모두 뜬 바늘에 물었다”고 증언하면서 뜬 바늘은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옥내림채비는 길고 짧은 두 가닥 목줄을 쓰는데, 뜬 바늘 효과 이론에 따르면 “바닥에 먼저 닿는 긴 목줄이 봉돌을 떠받쳐주기 때문에 뒤에 떨어지는 짧은 목줄의 바늘은 바닥에서 살짝 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뜬 바늘은 감탕이나 퇴적물에 묻히지 않아서 붕어 눈에 잘 뜨이고 붕어가 먹기에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쪽 바늘 뜬 상태로는 슬로프 형성 안 돼
그래서 저도 처음엔 옥내림채비의 짧은 목줄의 바늘을 띄워보려고 열심히 찌맞춤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목줄을 슬로프로 만들고서는 한 쪽 바늘을 띄울 수가 없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김정길씨에게 어떻게 뜬 바늘을 만드느냐 물어봤더니 “나는 슬로프를 만들지 않고 두 목줄을 모두 일직선으로 세워서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김정길씨는 ‘정통 옥내림’(이런 표현이 맞긴 한 걸까요?)이 아니라 변형 옥내림 채비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긴 목줄이든 짧은 목줄이든 하나라도 슬로프가 형성된 상황에선 뜬 바늘을 만든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두바늘채비에서 한 바늘만 바닥에 닿고 한 바늘은 뜨게 하려면 두 목줄이 모두 11자로 꼿꼿이 서야만 합니다. 만약 봉돌을 더 무겁게 해서 꼿꼿이 선 목줄을 휘어지게 하면(=슬로프를 만들면) 무게 증가로 일단 하강하기 시작한 봉돌은 떠있는 바늘이 바닥에 닿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옥내림채비를 그릴 때 <그림>의 C와 같이 긴 목줄은 슬로프를 형성하고 짧은 목줄은 바닥에서 뜬 상태를 상상으로 그려온 것입니다. 이런 형태는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겨울 하우스낚시터에서 종종 사용하는 ‘대단차 슬로프낚시’에선 뜬 바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우스낚시터 같은 좁고 정지된 수면에서나 가능하며, 극히 가는 낚싯줄과 부력이 약간 있는 찌를 사용해야만 가능합니다. 자연지의 옥내림낚시에서 실현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만약 천신만고 끝에 용케 뜬 바늘을 만들었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채비가 어디 그대로 머물러 있나요? 바람이나 대류가 전혀 없다고 가정해도 원줄이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찌는 점점 끌려옵니다(비중이 가벼운 나일론줄을 써도 조금은 가라앉습니다). 그러면 결국 처음에는 떠 있던 짧은 목줄의 바늘도 결국 바닥에 닿게 됩니다.
짧은 목줄보다 긴 목줄에 입질이 잦다
그런데 뜬 바늘에 대한 제 관심은 금세 수그러들었습니다. 왜냐구요? 옥내림낚시를 해보니까 짧은 목줄의 바늘에는 거의 입질이 없고 긴 목줄의 바늘에 붕어가 낚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비율은 7:3으로 긴 목줄의 압도적 우세로 나타났습니다.
뜬 바늘은 그것이 실제로 뜨든 아니면 살짝 닿든 짧은 목줄에만 해당됩니다. 만약 옥내림의 위력이 뜬 바늘에서 나왔다면 두 바늘 중 짧은 목줄의 바늘에 입질이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짧은 목줄의 바늘이 뜨는지 마는지 관심이 자연히 없어져버릴 수밖에요.
혹시 나만 그런가 싶어서 옥내림 전문가 9명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긴 목줄에 입질이 잦습니까 짧은 목줄에 입질이 잦습니까? 그랬더니 9명 중 7명이 “긴 목줄에 잦은 입질이 나타나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분들도 저와 똑같은 경험을 한 것입니다. 그분들은 당연히 ‘뜬 바늘에 붕어가 잘 낚인다’는 건 헛소문이란 걸 간파하고 있었고, 두 바늘이 모두 닿아야만 옥내림낚시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걸 실전으로 체득하고 있었습니다.
<표1>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윤기한, 정홍석, 박현철, 김중석, 백진수, 하상도, 이복근씨는 모두 “긴 목줄에 입질이 잦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정길, 김병호씨는 “짧은 목줄에 입질이 잦다”고 말했는데, 앞서 말했듯이 김정길씨는 슬로프 채비를 만들지 않고 그냥 수직내림채비를 만들어 썼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며, 김병호씨도 김정길씨와 마찬가지로 “봉돌을 최대한 띄워 짧은 목줄의 바늘이 바닥에 닿을락 말락하게 쓴다”고 말했습니다. 즉 두 분은 슬로프를 포기하고 뜬 바늘을 만들어 썼기 때문에 짧은 목줄에 잦은 입질을 받은 것이며, 슬로프를 형성하는 일반 옥내림 채비를 사용한 분들은 모두 긴 목줄에 잦은 입질을 받은 것입니다.
짧은 목줄에 입질 잦은 특수상황 있을 수도
아직도 “뜬 바늘 운운”하는 분들이 간혹 보입니다만, 뜬 바늘은 옥내림채비에서는 만들 수 없으며, 그 가능 여부를 떠나 뜬 바늘과 무관한 긴 목줄의 바늘에 더 입질이 자주 들어온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다만 김정길씨처럼 두 목줄을 모두 수직으로 세우고 한 바늘은 바닥에서 띄우는 변형 옥내림낚시도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5짜급 초대형 붕어가 사는 저수지의 바닥엔 청태가 많다. 그런 곳에선 미끼를 바닥에서 띄워 청태에 묻히는 것을 막아줘야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5짜 조사’ 김정길씨의 주장에 마음이 약간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또 낚시란 늘 변수가 있습니다. 어떤 특수상황에선 긴 목줄보다 짧은 목줄에 더 붕어가 잘 낚일 수도 있는 겁니다. 어쩌면 상황별로 긴 목줄에 입질이 잦은 상황과 짧은 목줄에 입질이 잦은 상황이 따로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앞으로 옥내림낚시를 하면서 긴 목줄과 짧은 목줄 중 어디에 입질이 잦은지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왜 긴 목줄에 입질이 잦을까?
옥내림낚시에서 긴 목줄에 입질이 잦다는 것은 여러 낚시인들의 경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가지의 의문이 생깁니다. 하나는 ‘왜 긴 목줄에 입질이 잦을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렇다면 ‘목줄 길이는 얼마가 가장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먼저 긴 목줄에 입질이 잦은 이유는? 사람마다 설명이 다릅니다. 윤기한씨와 정홍석씨는 “긴 목줄은 슬로프가 많이 지지만 짧은 목줄은 직선에 가깝게 내려오기 때문에 붕어들이 미끼를 먹기 불편해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한편 박현철씨는 “목줄이 길면 그만큼 이물감이 적고 봉돌에서 멀리 떨어져 붕어의 경계심이 적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7인 중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아마 그렇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추측들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연구와 실험이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현철씨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옥내림 연재 제1장과 제2장에서 얘기했듯이, 옥내림이 강력한 가장 큰 이유는 ‘긴 목줄’에 있습니다. 목줄이 길기 때문에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 이물감이 적고, 목줄이 길기 때문에 슬로프가 충분히 형성될 수 있는 것이라면, 한 채비 속에서도 짧은 목줄보다 긴 목줄의 이물감이 더 적어서 그것이 실제로 긴 목줄에 입질이 집중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25-30cm보다 더 길게 써볼 필요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의문에 대한 답도 찾아봅시다. 옥내림의 목줄 길이는 과연 얼마가 좋을까요?
현재 옥내림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목줄 길이는 20-30cm, 또는 25-30cm로 집계됩니다. 앞서 9인의 전문가에게 물어본 결과도 비슷합니다. 25-30cm 사용자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0-30cm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0-35cm로 조금 더 길게 쓰는 편입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목줄을 점점 더 길게 뽑아봤는데 목줄이 길수록 조과가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줄이 길면 좁은 수초대나 수심이 아주 얕은 곳에서는 캐스팅이나 찌수심 조절에 약간의 불편이 있지만, 수심이 적당하고 장애물이 많지 않다면 길게 쓸수록 입질이 더 시원하게 나타났고 입질 빈도도 높았습니다.
어차피 옥내림낚시의 위력이 가늘고 긴 목줄에 연유하는 것이고, 두 가닥 목줄 중에서도 긴 목줄에 입질이 잦다는 것은 긴 목줄의 메리트가 분명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감하게 더 길게 써볼 필요도 있는 것 아닐까요? 만약 붕어의 활성도가 극히 낮을 경우 목줄을 40cm 또는 50cm까지 써보면 어떨까요? 저도 그렇게 길게 써본 적은 없습니다만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목줄 간 단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
마지막으로 두 목줄의 길이 차, 즉 단차는 얼마가 좋을까요? 9인 전문가들의 단차를 살펴보니 3명이 5cm, 2명이 8cm, 3명이 10cm의 단차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5~10cm 안의 단차라면 무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단차를 20cm 정도로 많이 주면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단차가 너무 많으면 두 바늘의 효과보다 한 바늘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낳아서 슬로프를 유지하기 어려우며, 대류에 채비가 많이 밀리고 입질이 지저분한 등 단점이 많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단차는 5cm 내외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단차가 적을 때 붕어가 더 잘 낚이는 것 같다”는 대답만 돌아옵니다. 낚시란 게 이렇습니다. 현상은 눈에 보이지만 그 원인은 알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다양한 단차를 줘가면서 과연 몇 센티미터가 최적의 단차인지 체크해보시면 옥내림낚시의 재미가 배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옥내림 채비가 하강하는 모습을 수조에서 찍어보았다. 긴 목줄의 바늘이 먼저 바닥에 닿고 뒤이어 짧은 목줄의 바늘이 바닥에 닿는다. 긴 목줄이 더 많은 슬로프를 형성하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촬영 박현철)
출처: 낚시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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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7. 5. 3. 17:30 | Posted in 낚시기법,낚시채비제2장 옥내림의 원리
두 가닥 긴 목줄이 만들어내는 천변만화
슬로프의 위력
허만갑 기자
지난달에는 왜 옥내림낚시의 조과가 뛰어난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내용을 다시 요약해보면 ‘옥내림의 위력은 「가벼운 봉돌과 긴 목줄」을 사용함으로써 이물감을 줄여 붕어의 활발한 미끼흡입을 유도하는 데 있다. 그래서 봉돌을 꼭 바닥에서 띄우지 않아도 붕어가 잘 낚이며, 그러므로 찌맞춤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옥내림에 입문했다면 아마 얼렁뚱땅 낚시했어도 씨알 좋은 붕어 몇 마리로 상쾌한 첫 경험을 하셨을 줄 믿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달에는 제대로 된 옥내림을 구사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 즉 옥내림의 원리를 설명하려 합니다.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은 몰라도 붕어를 낚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진정한 옥내림의 고수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목줄의 화려한 변신, 슬로프!
지난달 옥내림이 강력한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가벼운 봉돌과 긴 목줄」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사람들, 답이 복수로 나오는 것 별로 안 좋아하죠? 깔끔하게 둘 중 최고로 중요한 이유를 가리고 싶어 합니다. “더 핵심적인 이유 하나만 택해라. 가벼운 봉돌이냐 긴 목줄이냐?”
좋습니다. 답은 긴 목줄입니다. 왜냐구요? 바닥채비에서 봉돌을 옥내림용 작은 봉돌로 바꿔도 큰 조과의 향상이 없지만, 바닥채비에서 목줄을 옥내림용 긴 목줄로 바꾸면 눈에 띄게 붕어가 잘 낚이기 때문입니다. 옥내림낚시가 도통 귀찮은 분들은 내일 당장 목줄만 길게 바꾸어서 낚시해보십시오. 아하! 하고 무릎을 치실 겁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에이~ 뭐 별 것 아니네! 그냥 긴목줄채비라고 하지 무슨 옥내림이라고 해서 사람 헷갈리게 해. 목줄만 길게 쓰면 아무 채비나 똑같구만.”
그러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긴 목줄과 함께 가벼운 봉돌이 매칭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목줄을 한 가닥이 아니라 두 가닥으로 쓰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옥내림의 위력의 원천인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슬로프(slope)란, 원래 스키용 활강대를 뜻하는 말인데, 낚시에서는 목줄이 스키 활강대처럼 길게 호를 그리며 휘어지는 형태를 말합니다. 이 낚시용어는 떡붕어 전층낚시에서 쓰던 것이지만 일본에는 없는 말이며 한국의 다솔낚시마트 최주식 고문이 지은 용어입니다. 떡붕어낚시도 추운 겨울엔 바닥낚시를 하는데 목줄을 길게 해서 옆으로 깔아주면 활성도 낮은 떡붕어들이 잘 낚인다고 합니다. 그런 형태의 긴 목줄 깔아주기 낚시를 ‘슬로프낚시’라 부르기 시작한 데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슬로프는 목줄이 똑바로 선 것도 아니고 완전히 바닥에 드러누운 것도 아닌, 반쯤 떠서 옆으로 휘어진 상태를 말합니다<그림1>. 옥내림낚시의 수중목줄이 바로 이런 상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옥내림낚시를 초창기엔 옥수수 슬로프낚시(또는 옥슬낚시)라 불렀습니다.
그렇다면 왜 옥내림낚시에선 목줄채비를 슬로프 형태로 만들까요? (이것이 바로 오늘의 주제인데) 슬로프 형태가 우리 토종붕어의 취이과정에 이물감을 적게 주기 때문입니다.
슬로프가 쿠션 역할 하여 이물감을 줄인다
<그림2>를 보면서 슬로프의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그림의 A, B, C는 모두 동일하게 찌맞춤한 옥내림채비지만 수면에 내놓은 찌톱 높이를 달리한 결과 봉돌의 수중높이가 다르며 그로 인해 목줄의 슬로프가 달라졌습니다.
☞옥내림 채비에서 슬로프 각도 조절은 노출된 찌톱의 높이 조절로 합니다. 찌톱을 적게 내놓을수록 찌의 부력은 커져서 봉돌을 높이 들어올리며, 찌톱을 많이 내놓을수록 찌의 부력은 줄어서 봉돌을 살짝 들어 올립니다. 찌톱의 케미 부분만 노출되면 채비 전체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찌톱 거의 전체가 드러나면 봉돌까지 바닥에 닿게 됩니다.
먼저 A는 일반 바닥채비처럼 봉돌이 땅에 닿아 있습니다. 붕어가 미끼를 물고 당겨서 봉돌이 들리기 전에는 어신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반면 C는 떡붕어 전층낚시를 할 때처럼 목줄이 거의 일직선으로 서 있기 때문에 붕어가 미끼를 무는 순간 바로 찌에 어신이 나타납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챔질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B는 슬로프를 이룬 일반적 옥내림낚시의 형태입니다. 붕어가 미끼를 무는 순간은 찌에 어신이 나타나지 않고, 그로 인해 붕어도 초기 입질에는 채비의 이물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 상태에선 붕어가 미끼를 확실히 삼킨 상태에서 찌에 첫 어신이 나타납니다.
그럼 A, B, C 셋 중 어떤 것이 붕어를 가장 쉽게 낚을 수 있을까요?
A는 왠지 정답이 아닌 것 같고, B가 옥내림의 슬로프 상태니까 제일 쉽게 낚을 것 같기도 한데, C가 어신 전달이 가장 정확하니까 더 나을지도 모르겠고… 알쏭달쏭하시죠? 그렇습니다. 세 형태의 우열은 미끼에 따라, 또 낚시터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옥수수 대신 잘 풀어지는 글루텐떡밥으로 떡내림을 한다면 C가 가장 좋습니다. 붕어가 떡밥을 흡입하는 순간을 간파해 챔질할 수 있죠. 그러나 C는 두 바늘이 모두 가볍게 닿아 있어서 바람과 대류에 밀리기 쉽고 만약 옥수수나 지렁이를 미끼로 쓴다면 잔 붕어나 잡어 입질에 찌톱이 심하게 오르내려 피곤합니다. 옥수수를 썼을 때 헛챔질이 잦다면 C의 형태로 낚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강풍이 불거나 물이 흘러서 찌가 밀리는 상황이라면 A가 낫습니다. 옥내림채비는 워낙 가볍기 때문에 봉돌이 바닥에 닿아 있어도 붕어가 큰 이물감을 느끼지 않으며 실제 낚시현장에서 봉돌이 닿거나 뜨거나 입질 빈도 차는 거의 없다고 지난달 기사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 제 경험에는 수심이 1m 이내로 얕은 곳, 바닥에 찌꺼기가 많아 바늘이 흐르면 찌꺼기에 걸릴 위험이 있는 곳에선 A 형태로 쓰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다만 A 형태로 쓰면 초기 어신 파악이 어려워 낚싯대를 갑자기 차고 가는 입질이 자주 나타납니다.
일반적 낚시상황이라면, 그리고 미끼가 옥수수, 지렁이, 새우라면 B가 정답입니다. 붕어에게 이물감을 최소한으로 주면서 길고 연속적인 예신을 충분히 감상한 후에 찌가 옆으로 끌리면서 솟거나 잠기는 본신에 정확한 챔질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다대편성을 해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웬만한 대류에도 찌가 고정되는 형태입니다.
즉 목줄채비는 슬로프 상태에서 가장 신축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미끼는 안정적으로 바닥에 고정됩니다. 슬로프 진 목줄이 마치 침대 스프링 같은 쿠션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붕어는 슬로프 상태의 목줄이 일직선으로 펴지기 전까지는 이물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일직선으로 펴진 후에도 봉돌채비가 가볍기 때문에 부담 없이 끌고 가게 됩니다.
목줄은 한 가닥이 좋은가? 두 가닥이 좋은가?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옥내림낚시에선 목줄 두 가닥을 사용합니다. 목줄 한 가닥만 가지고도 슬로프를 만들 수는 있지만 두 가닥을 가지고 만들면 더 안정된 포물선을 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닥이 좋으냐 두 가닥이 좋으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갓낚시 창안자 서찬수씨는 옥내림 변형 버전인 ‘안내병채비’를 즐겨 쓰고 있는데 “목줄은 두 가닥을 써야 서로서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슬로프가 오래 유지된다”고 주장합니다.
“목줄을 한 가닥만 쓴 상태에서 봉돌을 띄우면 그 봉돌이 좌우로 흘러서 채비를 안정시키기 어렵다. 바다에서 배낚시를 할 때 닻줄을 하나만 놓으면 배가 이리저리 떠밀리지만 닻줄을 두 개 놓으면 쉽게 고정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합사 대신 옥내림에 사용하는 경심목줄은 아무리 가늘어도 빳빳함이 있어서 내려오는 봉돌을 떠받치는 힘이 있는데 한 가닥보다 두 가닥이 더 잘 떠받칠 수밖에 없다. 간혹 수초대에서 대어를 쉽게 끌어내기 위해 옥내림채비의 목줄 하나를 제거하고 쓰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슬로프를 만들기 어려워 입질 빈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수초대를 노릴 경우 목줄 하나를 잘라버리는 대신 목줄 끝의 바늘만 제거한 뒤 그 자리에 B 정도의 바다용 좁쌀봉돌을 단다. 그것이 내가 즐겨 쓰는 이른바 ‘안내병채비’다<그림3>. 그러면 목줄 두 가닥이 슬로프도 잘 유지하면서 대어를 걸면 안전하게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옥내림낚시에서 목줄을 한 가닥만 쓰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군계일학 대표 성제현씨는 “목줄 두 가닥을 쓰는 게 편할지는 모르지만 정확한 입질 파악에는 외바늘이 유리하다. 외바늘로도 충분히 슬로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옥내림낚시가 효과적인 이유는 목줄이 길어서 붕어의 이물감을 줄여주기 때문에 잘 낚이는 것이지 목줄이 두 가닥이어서 잘 낚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바늘 옥내림이 더 예민하며 특히 수초대에선 유리하다. 목줄 한 가닥으로는 슬로프를 만들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현실적으로 두 바늘이 슬로프를 유지하기에 편리할지는 모르나 이론적으로 외바늘을 써서 정확히 슬로프를 만들었을 때 훨씬 더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두 바늘이 한 바늘보다 조과가 낫다면 그 이유는 단지 미끼가 하나 더 들어갔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해 비바피싱 운영자 박현철씨는 “외바늘 채비로는 슬로프를 만들 수는 있으나 일시적일 뿐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고 반박합니다.
“목줄은 두 가닥을 써야 슬로프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만약 한 가닥만 쓰면 슬로프를 만들어도 찌가 흐르면서 봉돌과 바늘 사이의 목줄이 팽팽하게 일직선이 되어버린다<그림4>. 그러면 입질 시 봉돌의 이물감이 바로 붕어에게 전달되어 슬로프가 가지는 완충기능이 사라진다. 그리고 약간의 대류에도 채비가 많이 흐른다. 대류나 물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면 한 가닥 슬로프가 가능할지 모르나 실제로는 힘들다.”
종합해보면, 슬로프 효과라는 것이 두 바늘을 써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두 바늘을 쓰는 것이 슬로프를 만들기 편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슬로프를 계속 유지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에 옥내림낚시에선 두 바늘 채비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예민한 채비가 이물감을 줄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지난달 기사를 읽고 한 독자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기사를 보니 옥내림채비가 떡붕어 전층낚시와 양어장 내림낚시에서 유래된 것이라던데, 그렇다면 떡붕어낚시 전문가나 내림낚시 전문가들이 그 채비를 가지고 옥수수만 미끼로 바꾸어서 쓰면 옥내림 전문가들보다 토종붕어를 더 잘 낚겠네요?”
글쎄요?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 질문을 받고 저는 어릴 적 아이들끼리 태권도가 세냐 합기도가 세냐는 논쟁을 벌였던 생각이 났습니다. 태권도 고수와 합기도 초보자가 붙으면 태권도가 이길 것이고 합기도 고수와 태권도 초보자가 붙으면 합기도가 이길 것이니 개인의 기량을 무시한 채 어떤 격투기가 세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이것도 그런 관점에서 볼 문제 아닐까요?
옥내림채비의 형태는 전층낚시와 거의 같지만, 봉돌을 바닥 가까이 가라앉히고 약간 더 묵직한 찌를 사용하며 목줄을 길게 늘어뜨림으로 해서 자연지(흔히 일본말인 ‘노지(野地)’라고 부르지요)의 거친 환경에 적응시킨 채비입니다. 그리고 옥수수라는, 한두 번의 입질에도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고형 미끼 사용에 적합하게끔 지나친 예민성을 어느 정도 억제한 채비입니다.
그에 비해 일본식 전층낚시 채비는 떡밥이라는, 입질과 동시에 풀어지는 미끼에 챔질타이밍을 잡기 위해 어신 전달력을 극상으로 키운 채비입니다. 만약 그 채비로 옥수수를 쓴다면 챔질타이밍을 너무 일찍 가져갈 가능성도 있고, 다대편성에 쓰기에는 지나치게 민감하여 좀 피로한 채비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떡붕어 전층 채비와 옥내림 채비를 비교해보면, 예민성에선 옥내림이 다소 떨어지는 채비지만, 바로 그것이 옥내림의 의도된 특징이며, 전층채비의 예민성에 안정감을 가미함으로써 토종붕어용으로 튜닝한 채비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안정감을 가미한 것이 결과적으로 붕어 입질 시 이물감을 줄여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채비는 최대한 예민할수록 입질하는 붕어게게 이물감을 적게 줄 것 같습니다만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예민한 채비가 오히려 붕어에게 더 이물감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림5>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그림은 비바피싱 운영자 박현철씨 팀이 수족관 실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그린 것입니다. A는 슬로프가 살짝 진 상태이며 B는 슬로프가 다소 많이 진 상태입니다. 각각의 상태에서 옥수수가 달린 바늘 하나씩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러자 A와 B가 판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A는 바늘 하나만 들어도 채비 전체가 움직이며 찌가 상승한 데 반해, B는 바늘 하나만 들었을 땐 찌에 미동도 없었고 두 바늘이 모두 들려야만 찌가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당연히 A 상태가 최적의 찌맞춤 상태이며 B는 봉돌을 더 깎아서 더 예민하게 조절할 필요성을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붕어의 입장에서 다시 볼까요? A는 미끼를 입에 문 순간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채비의 느낌이 전달됩니다. 하지만 B는 미끼를 물어도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이물감 제로라는 것이죠<그림6>.
실제로 현장에서 옥내림낚시를 해보면 A보다 B의 상태로 낚시할 때 붕어가 더 잘 낚입니다. 그 이유가 아마 ‘이물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A가 더 예민한 채비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약간 둔한 B에 붕어가 더 잘 낚인다는 불편한 진실, 이것이 바로 슬로프의 비밀입니다. 붕어의 입질과 찌올림 사이에 설정된 DMZ(비무장지대), 그것이 슬로프이며, 그 평화로운 인터벌에 붕어는 안심하고 미끼를 삼키는 것입니다.
짧은 목줄보다 긴 목줄에 입질이 잦다는 것이 오늘날 옥내림의 확산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라면 그 역시 예민성보다 낮은 이물감이 더 중요하다는 진리를 깨우쳐줍니다. 긴 목줄은 결코 짧은 목줄보다 예민할 수 없지만 그 넉넉한 길이만큼 붕어의 취이활동에 여유를 주어서 붕어로 하여금 안심하고 먹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붕어낚시 채비 연구는 예민성이라는 한 방향만 바라보고 달려왔지만, 정작 붕어는 좀 덜 예민해서 마음 놓고 건드릴 수 있는 채비를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옥내림을 통해 발견하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낚시인 P씨가 이 얘기를 듣고는 이마를 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처음에 옥내림낚시를 배웠을 때는 붕어가 잘 낚였다. 그런데 내 딴에는 더 정밀한 찌맞춤을 한다고 옥수수까지 달고 다시 찌맞춤을 했는데 그 뒤로는 찌가 이리저리 흘러다니고 챔질도 잘 안 되어 너무 불편했다. 이제 생각해보니 슬로프가 넉넉한 좋은 채비를 예민하게 만든답시고 봉돌을 너무 깎아서 슬로프가 빈약한 채비로 바꾼 실수였다.”
여러분도 혹시 P씨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다음 달에는 3개월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최적의 목줄 길이’와 ‘뜬 바늘’에 대해서 이야기해봅니다.)
슬로프를 만드는 찌맞춤 요령
옥내림낚시의 찌맞춤법은 곧 슬로프 형태(그림2의 B)를 만들기 위한 방법입니다. 그 과정을 지난달 기사(낚시춘추 10월호 164쪽 ‘쉽게 배우는 옥내림낚시 제1장’)에서 설명한 바 있는데 다시 요약하면 “수조에서 찌에 케미와 봉돌, 목줄채비까지 다 달고(미끼는 달지 않는다) 두 바늘을 모두 바닥에서 띄운 상태에서 찌톱의 30~40%가 수면에 뜨게 맞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는 지난달 기사를 읽고 “바늘까지 떼고 찌맞춤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성제현 대표는 “찌맞춤에서 바늘을 달고 하면 맞지 않다. 왜냐하면 띄울낚시가 아닌 바에야 바늘은 바닥에 닿아 있고, 바닥에 있는 바늘의 무게는 찌맞춤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조에서 맞추든 현장에서 맞추든 바늘은 떼고 맞춰야 한다. 미끼를 달지 않고 찌맞춤을 하는 이유는 미끼가 바닥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똑같이 바닥에 닿아 있는 바늘은 달고 찌맞춤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바늘의 무게는 저부력찌의 톱 여러 마디를 끌어내릴 만큼 상당한 무게다. 따라서 바늘을 달고 찌맞춤을 하면 봉돌을 그만큼 더 깎아야 하므로 결과적으로는 봉돌이 너무 가벼워지는 결과를 낳는다. 크고 무거운 바늘을 쓸수록 왜곡은 심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제현 대표는 바늘을 달지 않는 옥내림 찌맞춤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따라해서 쉽게 찌맞춤을 완성하시기 바랍니다.
“수조에서 찌(케미, 찌고무 부착상태) 밑에 봉돌만 달고 수면을 찌톱 5목(찌톱의 절반)에 맞춘다. 그것으로 찌맞춤은 끝난다. 그 상태로 현장에서 가서 원줄(나일론)과 목줄채비를 달고 던졌을 때 찌톱이 5목보다 덜 나오면(3~4목 노출되면) 바늘만 닿고 봉돌은 살짝 뜬 것이며, 만약 찌톱이 6목 이상 나오면 봉돌까지 바닥에 닿은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수조찌맞춤보다 현장찌맞춤이 더 정확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낚싯대 길이마다 달라지는 원줄 길이 때문에 일정하게 맞추기가 더 어려운 면이 있다. 수조찌맞춤이 더 적합하다.”
출처: 낚시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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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우는 옥내림낚시 1장 - 비밀은 찌맞춤 아니라 봉돌과 목줄에 있다쉽게 배우는 옥내림낚시 1장 - 비밀은 찌맞춤 아니라 봉돌과 목줄에 있다
Posted at 2017. 5. 2. 23:07 | Posted in 낚시기법,낚시채비제1장 옥내림에 관한 오해
비밀은 찌맞춤 아니라 봉돌과 목줄에 있다
허만갑 기자
*일러두기
먼저 옥내림낚시(=옥수수 내림낚시)라고 해서 미끼를 꼭 옥수수만 쓰는 것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옥내림은 미끼가 아니라 채비에 관한 테크닉입니다. 옥내림채비로 지렁이 내림낚시(일명 지내림)나 새우 내림낚시(일명 새내림)나 떡밥 내림낚시(일명 떡내림)를 할 수도 있지만, 통칭해서 옥내림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옥수수내림낚시라 하면 특정 미끼에 한정되는 느낌이 있으니 다른 포괄적 용어를 새로 만들자”는 주장도 있지만, 이미 옥내림이란 용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어 다른 용어를 만들면 오히려 혼동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가령 요즘 ‘전기밥솥’으로 밥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전기밥솥으로 떡을 찐다고 해서 ‘전기떡솥’이라 부르거나, 닭백숙을 한다고 해서 ‘전기백숙솥’이라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포괄적으로 한답시고 ‘전기솥’이란 새 이름을 만들면 사람들이 어떤 솥을 뜻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전기밥솥으로 다른 요리도 하지만 90%는 밥 짓는 용도로 쓰듯이, 옥내림 채비에 다른 미끼도 쓰지만 90%는 옥수수를 쓴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전기밥솥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내는 요리연구가가 있듯이, 최근엔 옥내림 채비에 다양한 미끼를 접목해서 사용하는 낚시인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옥내림이 어렵고 까다로운 낚시냐? 물었을 때 낚시인들의 대답은 평소 즐기는 낚시장르에 따라 다르게 나옵니다. 토종붕어 바닥낚시인들은 “너무 예민하고 복잡해서 배우기 어려운 낚시”라고 합니다. 하지만 떡붕어 전층낚시인들은 “전층낚시 찌맞춤에 비하면 적당히 맞춰 써도 즐길 수 있는 쉬운 낚시”라고 평가합니다.
옥내림낚시에 관심을 가지는 쪽은 주로 토종붕어 낚시인들이기 때문에 대체로 옥내림을 어려운 낚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떡붕어 낚시인들의 말처럼 옥내림낚시는 채비나 찌맞춤이 복잡하지 않은 쉬운 낚시입니다. 그런데 왜 옥내림을 어렵게 생각할까요? 그것은 옥내림낚시를 초기에 전파한 낚시인들이 그렇게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
옥내림은 대충 맞춰서 하는 낚시
일단 낚시인들은 숫자에 약합니다. 그런데 옥내림채비의 찌맞춤을 설명할 때 “찌톱을 3목(目 :마디를 뜻하는 일본 낚시용어) 또는 7센티미터만 내놓고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옥내림 채비를 만들려면 계측자라도 들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사실은 더 쉽게 설명해서 “찌톱이 대략 30~50%만 수면에 나오게 맞추면 된다”고 하면 될 것인데 말입니다.
저도 그런 실수를 했습니다. 지난달에 독자 요청 취재로 옥내림낚시 찌맞춤법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썼는데 그 기사의 부제를 「케미+봉돌+바늘 다 달고 찌톱 7cm 나오게」라고 단 것입니다. 그 숫자 ‘7’이 문제였습니다.
당장 “7센티미터를 맞추기 어렵다”는 문의전화가 왔습니다. 그 독자는 “봉돌을 아무리 조절해도 찌톱이 6센티나 8센티 노출될 뿐 정확히 7센티가 안 맞춰진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에게 “6센티나 8센티라도 상관없고, 4센티나 5센티가 노출되어도 됩니다. 찌톱의 약 3분의 1쯤 수면에 노출되게 대강 맞추면 됩니다”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그 독자의 질문은 ‘숫자의 함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제 딴에는 정확히 설명한다고 숫자를 기입했는데 그 숫자가 오히려 입문자들을 옥죌 것이라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한 것이죠.
채비 다 달고 바늘까지 띄웠을 때
찌톱의 30~40% 노출되면 찌맞춤 O.K
그래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옥내림 찌맞춤 요령은 『찌에 케미와 봉돌, 목줄채비까지 몽땅 다 달고, 두 바늘을 모두 바닥에서 띄운 상태에서 찌톱의 30~40%가 수면에 뜨게 맞추는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옥내림 전용 찌의 찌톱 길이는 15~18cm입니다. 지난달에 언급한 찌톱 7cm는 ‘찌톱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길이’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7cm를 ‘찌톱의 30~40%’로 바꾸니까 그제야 낚시인들이 더 쉽게 이해했습니다. 지난달 제가 쓴 옥내림낚시 찌맞춤법에 관한 기사가 입문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다시 정리했습니다.
●현장 찌맞춤 요령
①봉돌 무게 맞추기-찌에 케미와 유동찌고무 등 부속물을 모두 달고, 목줄채비만 제거한 상태에서, 찌를 끌고 바닥까지 내려갈 만큼 무거운 봉돌(또는 편납과 도래)을 세팅하여 물에 투척합니다. 이후 봉돌을 자꾸 깎아서(황동추라면 무게조절용 링 등을 빼서) 이윽고 수면 아래 있던 찌가 수면위로 솟게 만듭니다<그림 1의 ①>. 이때 ‘찌톱의 절반 이상(60~80%)이 수면에 뜰 만큼’ 봉돌을 깎습니다.
②바닥수심 측정하기-그 상태에서 찌를 조금씩 밀어 올리면(=수심을 자꾸 내리면) 뜬 봉돌은 바닥에 닿게 되고, 찌는 비스듬히 드러눕게 되겠지요.
③봉돌 수심 결정하기-그러면 다시 찌를 목줄 길이(두 목줄 중 짧은 목줄 길이인 20~25cm)만큼 끌어 내립니다. 그러면 봉돌은 바닥에서 20~25cm 뜨게 됩니다. 찌는 찌톱의 절반 이상(60~80%)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④목줄 묶어 낚시 시작-그 상태에서 목줄채비를 봉돌에 묶어서(긴 목줄은 25~30cm, 짧은 목줄은 20~25cm) 다시 던지면, 찌톱의 60~80%가 떠 있던 찌는 목줄채비의 무게로 인해 서서히 가라앉아 찌톱의 30~50%가 수면에 노출됩니다(즉 서서히 가라앉는 찌톱의 길이분이 목줄채비의 무게인 것입니다). 이때 봉돌은 떠 있고 두 바늘은 모두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으로 현장찌맞춤은 완성이며 그대로 바로 미끼를 달아 낚시를 하면 됩니다.
※채비 무게 검증-④단계에서 다시 찌를 끌어내려서 목줄채비까지 모두 바닥에서 띄운 다음 찌톱의 높이를 보면, 전체 채비 무게가 제대로 맞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미끼는 달지 않은 상태로 측정해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 찌톱의 30~40%가 노출되면 찌맞춤이 제대로 된 것입니다. 만약 바늘채비까지 다 띄웠는데도 찌톱이 50% 이상 많이 노출되면 봉돌이 가벼운 것이며, 찌톱이 다 가라앉아 케미라이트 부분만 물에 뜨면 봉돌이 무거운 것이므로 다시 조절해줘야 합니다.
●수조 찌맞춤 요령
①찌톱에 3mm 케미라이트를 꽂고, 봉돌(또는 편납과 도래)에 두바늘채비까지 모두 연결한 뒤 수조에 넣습니다. 단 옥수수 등 미끼는 달지 않습니다. 어차피 미끼는 바닥에 닿기 때문에 채비 무게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카본 원줄을 쓰면 원줄까지 같이 달아서 찌맞춤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일론 원줄의 무게는 무시해도 됩니다.
②그 상태로 수조에서 찌톱이 40~50% 나오게 봉돌의 무게를 조절하면 찌맞춤은 끝!
※이 상태로 낚시터에 가져가서 사용하면, 수조에서보다 전체 채비가 약간 더 무거워져서 결국 찌톱이 앞서 현장찌맞춤에서처럼 30~40% 노출로 맞춰집니다.
●낚시 도중의 찌톱 높이 변화에 대한 대처술
앞서 말한 찌맞춤이 제대로 됐을 때 봉돌은 뜨고 두 바늘만 바닥에 닿는 완벽한 스탠바이 상태가 되었다면, 수면에 뜬 옥내림 찌들은 모두 찌톱이 절반 이하로 노출되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찌톱이 70~80% 이상 솟아 있다면 그 찌 밑의 봉돌은 바닥에 닿아 있는 겁니다. 그 경우 찌를 내려서 봉돌을 바닥에서 띄워줍니다.
한편 찌톱이 케미라이트 또는 부분만 노출되어 있다면 그 찌는 밑의 바늘까지 바닥에서 떠 있는 겁니다. 그 경우 찌를 올려서 바늘을 바닥에 닿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낚시 도중 찌톱이 한 마디 또는 두 마디 스르르 가라앉아서 가만히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붕어의 잔 입질이나 바람 또는 대류로 봉돌이 약간 하강하면서 찌톱을 끌어내린 것입니다. 이론대로라면 찌의 복원력에 의해 찌톱이 다시 원래대로 한두 마디 상승하여야 하나, 옥내림찌의 부력은 워낙 작기 때문에 복원되지 못하고 그대로 정지해 있습니다. 그래도 입질 받는 데는 아무 문제없으니 그대로 두면 됩니다.
그러나 찌톱이 너무 많이 가라앉아서 케미만 노출된 상태로 정지해 있다면, 그것은 봉돌이 침수수초에 걸렸거나, 채비가 경사진 곳에서 깊은 수심으로 떨어진 것이므로 즉각 회수하여 다시 던져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찌톱 한두 마디가 슬그머니 오르내린 후 정지하는 현상은 극히 가벼운 옥내림채비에서 예신, 바람, 대류에 의해 수시로 발생합니다. 그러나 그 경우 수중봉돌의 위치나 높낮이만 약간 바뀔 뿐 바닥에 닿은 두 바늘의 위치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무시하고 본신을 기다리면 됩니다. 두 바늘이 이처럼 안정되는 이유는 긴 목줄이 비스듬히 누워서 수중봉돌의 오르내림을 스프링처럼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옥내림채비의 본신은 찌가 아주 서서히 끝까지 솟거나, 오르락내리락하며 옆으로 끌리거나, 수면 아래로 잠기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그 세 단계에서 느긋하게 챔질하면 됩니다. 일반 바닥채비를 생각하고 두세 마디 찌올림에 채면 헛챔질이 됩니다.
중요한 건 찌맞춤이 아니라 작은 봉돌과 긴 목줄!
지금까지 옥내림낚시 입문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찌맞춤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아무리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려 해도 또 숫자가 안 들어갈 수가 없군요. 30~40%니 하는 숫자들 말입니다. 이 채비는 봉돌이 바닥에서 떠 있고 그로 인해 찌톱의 높낮이가 미세하게 변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글로 접하니까 엄청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 해보면 쉽습니다. 이게 핸드폰 사용법과 같습니다. 전원 넣고 버튼 눌러보면 대충 사용법을 알 수 있는데, 매뉴얼(설명서)을 읽어보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몰라 골치만 아프죠? 옥내림낚시가 그렇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옥내림 찌맞춤법에 대해 “찌맞춤은 대강 해도 됩니다. 그냥 봉돌만 가벼운 것을 쓰면 봉돌이 바닥에서 뜨든 가라앉든 아무 상관없이 붕어가 낚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실은 이것이 제1장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저는 이 기회에 옥내림낚시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찌맞춤에 있는 게 아님을 확실히 해두고자 합니다. 옥내림이 강력한 이유는 정밀한 찌맞춤에 의해 봉돌이 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냥 봉돌 자체가 가볍고, 길고 가는 목줄에 의해 바늘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붕어가 입질 시 봉돌로 인한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잘 낚이는 것입니다(더불어 망상어 6~7호로 작은 바늘도 붕어의 입질 시 이물감을 크게 줄여줍니다).
옥내림채비에서 찌맞춤이 정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는 봉돌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어도 붕어가 잘 낚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대물낚시채비를 사용하면 봉돌을 바닥에서 띄워도 입질이 뜸합니다. 찌맞춤 신봉자들은 “아무리 큰 봉돌이라도 그에 맞는 고부력의 찌를 세팅하여 무중력 상태만 만들어주면 높은 입질감도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전봇대만 한 찌에 큰 바위를 달아도 찌맞춤만 영점조절하면 아무 상관없게요? 아무리 찌맞춤을 잘해도 봉돌 자체가 무거우면 그 채비는 둔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림3>
바닥채비에 입질이 없는 이유는?
그런데 옥내림 사용자들조차 옥내림의 비결이 찌맞춤이 아니라 가벼운 봉돌과 긴 목줄에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대다수는 “옥내림채비가 강력한 이유는 정밀한 찌맞춤으로 봉돌을 띄워서 붕어의 미약한 어신까지 감지해내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은 당연히 예민한 찌맞춤에 온 정성을 쏟을 것입니다. 그러나 옥내림채비가 강력한 이유는 ‘붕어가 미끼를 쉽게 먹게끔 채비의 무게감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즉 핵심은 ‘찌맞춤’이 아니라 ‘무게감’입니다.
저는 지금도 바닥채비와 옥내림채비를 혼용하며 어떤 채비에 입질이 잦은지 계속 비교해보고 있습니다. 대개 옥내림에 대여섯 마리가 낚일 때 일반 바닥채비엔 한 마리 낚이거나 한 마리도 낚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바닥채비엔 붕어가 낚이지 않을까? 입질을 하는데 바닥채비가 둔해서 모르고 있는 걸까? 그래서 바닥채비의 미끼를 꺼내 다시 살펴봅니다. 그러다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옥내림채비의 옥수수는 계속 공격을 받아 손상되지만, 바닥채비의 옥수수는 붕어가 입도 대지 않은 듯 그대로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영문일까요?
만약 붕어가 옥내림채비의 옥수수든 바닥채비의 옥수수든 똑같이 건드리고, 다만 옥내림만 그 미약한 어신을 캐치하여 낚을 수 있게 했다면, 바닥채비의 옥수수도 씹은 흔적이 있거나 하다못해 건드린 흔적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건드린 흔적이 없습니다. 즉 붕어가 바닥채비의 미끼를 먹으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신이 전달되지 않은 게 아니라 어신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도대체 왜?
붕어의 눈엔 옥내림의 옥수수나 바닥채비의 옥수수나 똑같은 옥수수입니다. 당연히 둘 다 주둥이로 건드려보겠지요. 그런데 두 미끼의 느낌은 다릅니다. 옥내림의 미끼는 살짝 건드려도 무게감이 없고 오물오물 씹어도 이물감이 없습니다(바늘이 작고, 봉돌이 극히 가벼운데다 바닥에서 떠있고, 더구나 목줄이 가늘고 길어서 봉돌의 무게감이 더욱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반 바닥채비의 옥수수는 입에 넣는 순간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붕어 입장에서 옥내림채비의 미끼는 ‘먹는’ 실행에 들어가고, 바닥채비의 미끼는 ‘먹기 싫어’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후 채비가 어떻게 움직여서 찌가 붕어의 어신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는 모두 부차적 문제일 뿐입니다.<그림4> <그림5>
물론 이것은 제가 물속에 들어가 관찰한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낚시경험을 통해 상상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옥내림채비의 옥수수에 10마리 가까운 붕어가 낚일 동안 바닥채비의 옥수수는 붕어가 씹은 흔적은커녕 간 본 흔적조차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옥내림낚시를 하면서 느낀 바는 붕어의 먹성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겁니다. ‘본래 우리 토종붕어는 씩씩한 성품으로 바닥채비도 거침없이 흡입했는데 배스나 블루길 유입으로 동물성 먹이가 사라져서 소극적 초식성으로 변했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외래어종 유입이 없어도 저수온기나, 퇴적물이 많은 지저분한 바닥이나, 아주 깊은 수심에선 토종붕어의 취이동작이 소극적이며 채비의 이물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봉돌이 좀 무거워도 찌맞춤만 예민하면 충분히 약한 어신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봉돌이 무거우면 어신 캐치의 차원을 떠나 붕어들이 아예 입질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바닥채비는 아무리 초정밀 찌맞춤을 하더라도 옥내림채비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즉 옥내림채비는 둔하게 찌맞춤을 해도 예민한 찌맞춤의 바닥채비보다 더 선명한 어신을 자주 유도하며, 그것이야말로 옥내림의 힘입니다. 실제로 옥내림낚시 현장에서는 일부러 봉돌을 바닥에 가라앉혀 낚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람이 불거나 대류가 심하거나 바닥에 청태가 많은 곳에선 찌를 한 뼘 정도 위로 쭉 밀어 올려서 봉돌은 바닥에 닿고 찌는 비스듬히 기울게 한 상태로 어신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봉돌을 가라앉혀도 봉돌을 띄운 것과 큰 차이 없는 입질빈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6~8푼 부력의 옥내림 전용 찌 필수
지금까지 옥내림낚시를 해볼까 말까 망설이셨다면 이번 기회에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스타일엔 옥내림은 안 맞아. 나는 역시 대물낚시야”라고 고집하는 분이 계시다면 생각을 바꿀 때가 됐습니다. 저도 재작년 봄까지는 대물낚시만 고집했습니다. 그러나 옥내림낚시를 해본 후 왜 진작 이 낚시를 하지 않았을까 후회했습니다. 여러분도 아마 옥내림을 해보면 그러실 겁니다.
옥내림낚시를 하려면 찌와 봉돌부터 가벼운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찌는 당연히 옥내림 전용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엔 부력만 약하면 일반 떡밥찌나 떡붕어 찌로도 옥내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떡밥찌는 옥내림찌에 비해 몸통이 굵어서 예민성이 떨어지고 옥내림찌만큼 부력이 작은 찌가 시중에 거의 없습니다. 한편 떡붕어 찌는 주간용으로 만들어져서 케미라이트를 꽂으면 직립성과 밸런스가 깨집니다.
옥내림찌에서 중요한 것은 부력입니다. 시중에 여러 가지 옥내림찌가 판매되고 있는데, 찌의 부력이 약할수록 가벼운 봉돌을 쓸 수 있으므로 조과는 뛰어납니다. 다만 봉돌이 너무 가벼우면 캐스팅이 힘들어지므로 적당한 선을 찾아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6푼(2.25g)~7푼(2.63g) 부력이 옥내림찌로는 가장 좋은 부력이며, 투척의 편의를 위해 무거운 봉돌을 쓰더라도 8푼(3.0g)이 상한선입니다. 즉 9푼(3.38g) 찌부터는 제대로 된 옥내림을 구사하기엔 부적합합니다. 다행히 옥내림찌는 대부분 6~8푼의 부력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4칸 이하의 낚싯대라면 6푼 찌로 앞치기가 가능합니다. 4.2칸부터는 7푼이나 8푼 찌가 적합합니다. 만약 스윙을 한다면 6푼 찌로 5칸대까지도 투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숙달을 필요로 하고 옥내림채비의 긴 목줄 길이만큼 원줄도 좀 더 짧게(두 뼘 정도) 매주어야 캐스팅이 수월해집니다.
봉돌은 6~8푼 찌에 맞는 것이면 아무 것이나 써도 됩니다. 편납홀더에 편납을 말아서 써도 좋고, 일반 고리봉돌도 좋고, 요즘 나온, 무게 조절이 자유로운 친환경 황동추들도 좋습니다. 저는 무게 미세조절이 가능한 황동추를 쓰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낚시터의 수온과 탁도, 수심에 따라 물의 밀도가 달라서 채비의 비중이 낚시터 현장별로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다, 어떤 찌라도 오래 쓰면 부력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카본 원줄보다 나일론 원줄 유리
찌 다음으로는 원줄을 바꾸어야 합니다. 원줄이 굵으면 옥내림낚시를 구사하기 힘듭니다. 떡붕어용 나일론 원줄(포장에 일본어로 ‘헤라’라고 적혀 있음)이나 세미플로팅 원줄(바다 구멍찌낚시용 원줄 중 수면 아래 살짝 잠기는 서스펜드 타입으로 만든 줄, 소재는 역시 나일론)을 구입하세요. 그러나 물에 완전히 뜨는 플로팅 원줄은 채비 입수에 방해가 되어서 좋지 않습니다.
호수는 2호가 좋습니다. 1.7호 원줄이 마릿수 조과엔 더 유리하지만 4짜 붕어가 걸리면 터질 위험이 있습니다(배스유입터에서 옥내림낚시를 하면 4짜 붕어가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2호 원줄도 간혹 터뜨리는 괴물 붕어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2.5호 원줄보다는 조작성이 좋은 2호를 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편 카본줄은 무거워서 옥내림낚시의 원줄로는 좋지 않습니다. 카본줄은 비중이 무거워서 물에 가라앉는 특징이 있는데 그 때문에 일정한 찌맞춤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카본줄은 낚시터의 수심이 깊을수록 찌를 끌어내리는 무게감이 증가하고, 투척 후 오래 방치할수록 점점 가라앉아서 찌를 누르는 불편이 있습니다(그런데 카본줄은 무거워서 찌올림에 무게저항으로 작용한다는 문제 제기는 사실과 약간 다릅니다. 아무리 가벼운 옥내림채비라도 일단 입질이 오면 카본줄의 무게 정도는 개의치 않고 찌가 솟습니다).
물론 카본줄은 장점이 많습니다. 강도가 높고, 세게 당겨도 꼬불꼬불해지지 않으며, 표면이 단단하여 찌멈춤고무를 거칠게 오르내려도 잘 트지 않습니다. 물속에 가라앉으니까 바람에 밀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무겁다는 최대 단점이 옥내림낚시에선 모든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카본줄은 자체강도는 높지만 신축성이 없어서 목줄의 강도를 오히려 약화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가령 나일론줄은 고무줄처럼 늘어나면서 짧은 목줄을 보호해주지만, 카본줄은 신축성이 없어 충격이 목줄에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반면 나일론줄은 늘어나는 인장 폭이 있어서 길면 길수록 터지지 않습니다.
목줄 길수록 이물감 줄어든다
한편 목줄은 제 경험으로는 카본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옥내림 고수들 중엔 ‘부드러워서 흡입 시 이물감이 작은’ 나일론 목줄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카본줄이 쓸림에 강하고 약간 빳빳해서 수중의 봉돌을 더 잘 떠받쳐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처럼 나일론 목줄과 카본 목줄의 선택은 명백히 우위가 갈리는 것이 아니라 호불호의 문제입니다.
목줄 길이는 20cm, 25cm가 표준이지만, 가능하면 길게 써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옥내림의 위력은 상당부분 두 가닥의 긴 목줄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습니다(그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다음달 2장에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목줄이 길수록 초기 입질 시 이물감이 작아집니다. 다만 목줄이 길면 약한 입질이 봉돌에 정확히 전달되기 어려우나 옥내림에선 입질의 전달이나 파악이 너무 빠르고 정확하면 오히려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오히려 붕어가 낚시인이 모르는 사이에 맘껏 미끼를 물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어야 조과가 나아집니다(그에 관한 설명도 다음달 2장에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저는 장애물이 없는 곳에선 30cm, 35cm로 아주 길게 사용하고, 수초 등 장애물이 있는 곳에선 25cm, 30cm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늘은 옥수수 알보다 크면 안 돼
바늘은 옥내림낚시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늘의 크기가 옥수수 알갱이보다 크면 안 되며 작으면 작을수록 입질확률이 높아집니다.
바닥낚시에서 옥내림낚시로 전환할 때, 특히 큰 바늘에 익숙한 대물낚시인들은 옥내림채비의 작은 바늘에 불안감을 보입니다. 망상어 6호나 7호 바늘로 4짜 붕어를 상대할 수 있을까? … 상대하고도 남습니다. 바늘이 휘거나 부러지는 것은 설 박혀서 침 끝으로만 버틸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작은 바늘은 그만큼 가늘고 예리하기 때문에 가볍게 채도 침 안쪽까지 박히며, 제대로 박히면 망상어 6호 바늘로 1m 잉어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망상어 8호 이상 또는 감성돔 1호 이상의 큰 바늘을 쓸 경우 휘거나 부러질 위험이 더 큽니다. 그런 점에서 사실은 망상어 5호 바늘이 더 안전합니다. 하지만 망상어 5호는 붕어가 목구멍까지 삼키는 안창걸이가 잦아서 낚은 붕어를 처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옥내림채비의 바늘에 옥수수를 꿴 모습. 이물감을 줄이기 위해 작은 바늘을 사용하며 투척 시 옥수수가 떨어지지만 않게 꿰면 된다.
그래도 못내 불안하다면, 벵에돔바늘 5호를 추천합니다. 벵에돔바늘은 강도가 높아서 휘거나 뻗지 않고, 5호 사이즈라면 망상어 6~7호와 비슷한 크기이니 입질 시 이물감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망상어바늘보다 무겁다는 단점은 남습니다.
바늘을 옥수수에 꿰는 방법은? 특별한 게 없습니다. 그냥 투척 시 옥수수가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게만 꿰면 됩니다. 옥내림낚시인들 사이에선 대개 “액이 나오는 터진 쪽이 바늘 밑으로 가게끔 꿴다”는 게 정석으로 통하는데 이렇게 꿰면 옥수수가 바늘에서 잘 떨어지지 않아 좋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밤에 랜턴불 밝히고 옥수수 터진 방향 맞추느라 애쓰진 마십시오. 그냥 아무 방향에서나 찔러서 꿰어도 무관합니다.
바늘 끝이 옥수수에서 노출되는 길이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작은 바늘을 쓰면 어떻게 꿰든 이물감이 작고, 큰 바늘을 쓰면 이물감이 커집니다. 다만 옥수수는 한 알만 꿰어야 합니다. 그리고 크고 단단한 옥수수보다 작고 말랑말랑한 옥수수에 입질이 빠릅니다. 낚시점에서 대물미끼용으로 파는 어금니만 한 옥수수는 붕어가 잘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식용으로 판매 중인 캔옥수수가 좋습니다. 특히 배스 유입터 등 입질 뜸한 대물터에선 작고 말랑말랑한 옥수수를 골라 쓰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형태가 온전한 옥수수보다 밑이 터진 옥수수에 입질이 빠릅니다.
(※다음달에는 옥내림채비의 두 가닥 목줄에 얽힌 오류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출처: 낚시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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